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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생소한 후복막 평활근육종이라는 악성종양이 내 뱃속에 들어있는 것을 알게 된 것은 3년 전입니다.
 우연히 배꼽 주변으로 큰 덩어리가 만져져서 혹시 자궁근종일까 싶어 산부인과를 찾아갔습니다.
초음파로 보니 자궁에 있는 종양이 아니니 대학병원으로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여 집에서 가까운 인천의 한 대학병원으로 갔습니다.
CT를 찍었더니 장기를 싸고 있는 복막 중 뒤쪽인 후복막과 가장 큰 혈관인 대정맥에 걸쳐 8cm정도 되는 종양이 붙어 있다고 했습니다.
 심부 종양이라 생검 조직검사는 불가능 하고 수술을 하여 조직검사를 해봐야 어떤 종양인지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종양 덩어리가 워낙 커서 복강경 수술도 안 되고 개복수술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최대한 빠른 날짜인 한 달 뒤로 수술날짜가 잡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을 찾아보니 후복막 종양 전문의는 국내에 서울삼성병원 육종센터에 한 분 이었습니다. 그래서 삼성병원에 전화를 해보니 교수님의 예약이 불가능 하다는 답변이었습니다.
후복막 종양 전문은 아니지만 수술해 주실 교수님을 믿고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평소 허리가 묵직한 듯 뻐근했는데 큰 종양덩어리가 있어서 그랬나봅니다.
그 외에 통증도 없고 자각증상이 전혀 없었습니다.
워낙 심부종양이라 큰 덩어리가 되기 전에는 발견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수술을 기다리는 한 달 새 종양이 더 빠르게 커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한 달 뒤 수술을 위해 입원을 하였습니다.
각종 수술 전 검사를 하고, 금식을 하며 장청소를 하였습니다.
수술은 6시간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
대정맥에 붙어있는 종양을 떼어내느라 엄청난 양의 출혈이 있었고 수혈도 많이 받았다고 했습니다.
회복실에서 깨어나니 통증이 밀려왔습니다. 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중환자실에서의 이틀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술 후 밀려오는 통증으로 괴로운데 24시간 불이 켜져 있어 잘 수도 없었습니다.
 한 시간에 한 번씩 피를 뽑아가고 엑스레이 기계를 끌고와 찍었습니다.
 어떤 환자는 기괴한 노래를 부르고 어떤 환자는 소리를 지르고 어떤 환자는 발작을 하였습니다.
 생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께 일반병실로 옮겨달라고 요청하여 이틀 만에 일반병실로 옮겨졌는데 똑바로 누워서 움직이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대정맥을 꿰매놓은 것이 터지면 수술실로 옮기기도 전에 사망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또 며칠이 지나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악성종양. 크기는 12cm, 이름도 처음 들어본 평활근육종이라고 하였습니다.
 육종암은 재발도 잘되고 전이도 잘되고 방사선과 항암도 거의 듣지 않는 무서운 암이라는 설명과 함께 대정맥에 종양이 붙어 있었기 때문에 암세포가 혈액을 돌며 전이되는 것은 시간문제 이고
 1년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비타민C와 첫 만남
 

친정어머니께서 돌아가신지 딱 1년만 이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느라 첫 기일도 챙기지 못하였습니다. 
친정어머니는 악성뇌종양 교모세포종으로 수술하시고 3년만에 돌아가셨입니다.
그런데 저도 또 암이랍니다. 그것도 30대에 말입니다.
희귀암이라 항암제가 없으니 대체할 수 있는 항암제를 찾는 동안 방사선치료를 해보자고 하였습니다.
방사선도 거의 듣지 않는 암이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암환자의 보호자 경험 때문인지 슬픔과 분노의 감정은 금방 생략이 되었습니다.
슬퍼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친정어머니는 나와 동생을 다 키워놓고 돌아가셨는데 내 아이는 그때 5살이었습니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었습니다.
항암제가 없으면 제가 만들어서라도 치료를 해야겠다는 각오로 암 관련 서적과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반지나 목걸이 등을 착용해서 암에 걸린다는 황당한 내용을 주장하는 책,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누구나 다 아는 스트레스 받지 말고 채식을 하라는 책,
몸 속의 정전기를 빼내야 암이 없어진다고 주장하는 책 등등 여러 책을 읽었습니다.
그 중 야나기사와 아츠오 선생의 ‘비타민C가 암을 죽인다’는 다른 책들과 달리 제가 찾던 ‘항암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비타민C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책의 마지막장에는 일본의 비타민클리닉들의 주소가 실려 있어 일본으로 가야하나 생각하다가 우리나라에도 이런 클리닉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인터넷을 열심히 뒤진 끝에 지금의 ‘비타민C 월드’인 하병근 박사님의 홈페이지를 찾았습니다.
 비타민C가 암을 죽인다는 책보다 더 자세히 항암제의 역할을 하는 비타민에 대해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 당시에는 서울에서 회원들이 모여 천안으로 비타민C 주사를 맞으러 갔었는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그사이에 다녀와야 하고 방사선치료 스케줄도 있어 제가 사는 인천에서 천안까지 갈 수가 없었다
. 방사선치료는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총33회, 평일에 매일 통원치료를 하고 주말에 쉬는 스케줄이었습니다.
방사선을 받고 온 이틀째부터 구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복부에 방사선 조사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병원에서 구토방지제를 처방해 주었는데 그 알약까지 토해내었습니다.
 암환자가 된 것이 실감이 났습니다.
수술을 하고 방사선 치료를 하면서부터 구토,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가며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뒤틀리는 통증이 있어 수술을 한 병원의 응급실로 갔습니다.
혹시 그사이 혈관에 붙어있던 종양이 확 커진 건 아닌지 겁이 났습니다.
여러 검사를 하더니 암으로 인한 통증은 아니고 수술을 하고 나면 장이 유착이 되어 나타나는 통증이라고 하였습니다. 병원에서는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배가 아프면 아무것도 먹지 말고 참으라고만 하였습니다.
구토와 통증이 생기니 더 절박해 졌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비타민C 주사를 놔줄 수 있는 병원이 있을 거라는 기대로 또 찾기 시작했습니다.
비타민C 주사를 놓는다는 여러 병원에 전화를 하였습니다.
거의 피부미용과 피로회복 목적으로 놔주기 때문에 비타민C 10g이 10만 원 정도의 고가였고 항암 목적으로는 100g까지 맞아야 하는데 그런 고용량은 놔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실망스러웠지만 포기하지 않고 알아보다 부평의 한 요양병원에서 비타민C를 고용량으로 놔준다고 하여 전화를 했더니 하필 비타민을 처방하는 선생님이 서울로 옮기셨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까운 경기도 부천의 병원들에 전화를 해보다가
고용량 비타민 주사가 가능하다는 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두드리면 열리고 구하면 얻는다 하지 않았던가.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병원의 이영철 원장님을 이렇게 처음 만나게 됩니다.
 찾아간 병원은 소아청소년과 병원이었습니다.
아이가 어리다 보니 소아과는 자주 찾는 곳이었는데 비타민C 고용량을 놔준다니 그저 감사하고 신기했습니다.
비타민C로 암치료를 하겠다고 찾아간 환자는 제가 처음이었지만,
 그전에 자연요법으로 암치료를 하셨다고 하였습니다.
원장님께서 완치된 대장암 환자의 자료를 보여주시며 용기를 주셨입니다.
 정말 제대로 찾아왔나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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